2026년형 LG 그램이 드디어 AMD 고르곤 포인트를 메인 칩셋으로 품고 나왔습니다.
기존 그램 유저로서 처음 이 소식을 접했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램은 인텔이라는 공식이 너무 익숙했거든요. 그런데 직접 써보니 그 공식을 의심할 이유가 충분했습니다.

전성비와 달라진 그램의 체급
저는 현재 2024년형 그램을 메인 노트북으로 쓰고 있습니다. 가방에 던져 넣어도 어깨가 별로 안 무거운 그 가벼움 때문에 선택했고, 지금까지 꽤 만족스럽게 써왔습니다. 그런데 2026년형을 처음 손에 쥐었을 때 느낀 건 "어, 이게 그램 맞나?" 하는 감각이었습니다.
외장재가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모델에는 에어로미늄(AeroMinium)이라는 신소재가 적용됐는데, 이는 알루미늄의 강성과 마그네슘의 경량성을 결합한 복합 금속 소재입니다. 쉽게 말해 가볍지만 단단한 두 금속의 장점만 뽑아낸 소재라고 보면 됩니다. 실제로 스크래치 내성이 전작 대비 35% 향상됐고, 경도 등급도 2H에서 4H로 올라갔습니다. 제가 직접 손으로 상판을 눌러봤을 때 전작과 확연히 다른 견고함이 느껴졌습니다. 예전 그램이 "가볍긴 한데 좀 불안하다"는 인상을 줬다면, 이번엔 그 불안함이 상당 부분 사라진 느낌이었습니다.
칩셋 구성도 이번의 핵심입니다. 2026년형 그램 프로 라인업은 인텔 펜서레이크(Arrow Lake 후속)와 AMD 라이젠 AI 400 시리즈 고르곤 포인트, 두 가지로 나뉩니다.
여기서 전성비(전력 대비 성능비)란 소비 전력 대비 얼마나 많은 성능을 뽑아내느냐를 나타내는 지표로, 배터리로 구동하는 노트북에서는 사실상 가장 중요한 수치 중 하나입니다. 인텔 펜서레이크는 내장 GPU(통합 그래픽 프로세서) 성능이 전작 에로우레이크 대비 50% 향상되며 사실상 외장 그래픽 수준에 근접했습니다. 여기서 GPU란 화면 출력과 그래픽 연산을 전담하는 프로세서로, 별도 탑재 여부에 따라 노트북의 가격과 발열, 배터리 소모가 크게 달라집니다. 인텔 내장 그래픽으로 F1 레이싱 게임을 울트라 하이 옵션에서 XESS 프레임 보간 기술을 켰을 때 평균 58~60프레임을 유지했다는 테스트 결과는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반면 AMD 고르곤 포인트는 NPU(신경망 처리 장치) 기반 AI 연산 성능과 전력 효율에 강점이 있습니다. NPU란 인공지능 연산에 특화된 별도의 처리 장치로, CPU나 GPU가 아닌 독립된 회로에서 AI 작업을 처리하여 배터리 소모를 크게 줄여줍니다. 하드웨어 엔지니어로서 여러 툴을 동시에 켜놓고 작업하는 저로서는 이 온디바이스 AI 처리 구조가 꽤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인터넷 연결 없이 내 노트북 안에서 문서를 분석하고 요약해 주는 마이 아카이브 기능은 실제로 써보니 생각보다 빠르고 실용적이었습니다.
두 모델을 비교해서 고를 때 참고할 핵심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AMD 고르곤 포인트: 배터리 오래 쓰는 올데이 업무형, 문서 작업·멀티태스킹 중심, 가성비 우선
- 인텔 펜서레이크: 외장 그래픽급 내장 GPU 성능, 그래픽·영상 편집 작업, 게임 병행 사용자
- 공통: 에어로미늄 소재 적용, 16인치 기준 1.199kg 이하, 77Wh 배터리
글로벌 노트북 시장에서 초경량 고성능 제품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AI PC 카테고리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출처: IDC).
AMD 와 인텔의 고민
배터리 테스트 결과가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동일 조건에서 방전까지 걸린 시간을 보면 인텔 펜서레이크가 8시간 56분, AMD 고르곤 포인트가 8시간 29분, 그리고 작년 전성비로 화제였던 인텔 루나레이크가 8시간 8분이었습니다. 제 경험상 배터리 수치는 실사용에서 항상 스펙보다 낮게 나오기 마련인데, 두 신모델이 전작 루나레이크보다 오래 간다는 결과는 꽤 의미 있는 수치입니다.
AMD가 가성비 칩셋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있는데, 저는 이 시각이 이미 몇 세대 전 이야기라고 봅니다. 이번 고르곤 포인트는 싱글코어 성능에서 에로우레이크와 거의 동일한 긱벤치 6 점수를 기록했고, 멀티스레드에서만 약간 뒤처지는 수준입니다. 제 실제 업무 환경에서 멀티스레드 성능이 임계점에 닿는 경우는 드뭅니다. 그래서 AMD 모델이 업무 생산성 면에서 체감상 부족하다고 느끼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디스플레이 차이도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인텔 모델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에 WQXGA+ 해상도, 120Hz 주사율을 탑재했고, AMD 모델은 IPS LCD 패널에 144Hz를 넣었습니다. OLED란 픽셀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는 디스플레이 방식으로, 완전한 검정 표현과 높은 명암비가 강점입니다. 반면 AMD 모델의 논글레어 IPS LCD는 외부 빛 반사가 거의 없어 장시간 작업 시 눈 피로가 훨씬 덜합니다. 직접 써봤는데, 밝은 사무실에서 문서를 오래 볼 때는 오히려 LCD 모델이 더 편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AMD 프로세서의 전력 효율과 성능에 관한 독립적인 벤치마크 분석은 여러 기술 전문 매체에서도 꾸준히 다뤄지고 있으며, 특히 모바일 플랫폼에서의 경쟁력이 주목받고 있습니다(출처: AnandTech).
실제 쓰면서 내린 결론과 구매 가이드
가격이 오르고 있는 시장 환경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PC 부품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추세에서 동일한 성능 수준이라면 조금이라도 합리적인 가격의 선택지가 매력적으로 보이는 건 당연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AMD 고르곤 포인트 모델은 꽤 현실적인 선택입니다.
2026년형 LG 그램은 소재부터 칩셋까지 꽤 많은 것이 바뀌었습니다. 2024년형을 쓰면서 유일하게 아쉬웠던 외관의 고급감 문제가 이번 에어로미늄으로 어느 정도 해소된 것만으로도 업그레이드를 고민할 이유가 생겼습니다. 가벼움은 유지하면서 전성비와 AI 연산 능력까지 챙기고 싶다면 AMD 고르곤 포인트 모델이, 내장 그래픽으로 그래픽 작업까지 병행하고 싶다면 펜서레이크 모델이 현시점에서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가 될 것 같습니다. 노트북 가격이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출시 초기 사은품 혜택을 잘 활용하는 것도 꼭 챙기시길 권합니다.